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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이야기

날지 못하는 새

마스터즈 2018.04.01 05:05 조회 수 : 78

일광절약제로 1시간이 빨라져서인지  저녁을 먹고난뒤에 산책을 할때면 제법 늦은 시간이 되어도 날이 훤하다.
어제도 평소대로 빠른 걸음으로 걷고있는데 갑자기 싸모님이 깜짝 놀라는 목소리로 이걸 보라고 하길래 뭔가 했더니만, 날지 못하는 새끼 참새 한마리가 종종 걸음으로 길옆을 뛰어다니고 있다.

아마도 둥지에서 일찍 뛰어내렸거나 엄마를 잃어버린놈으로 보여 그냥 두면 고양이에게 잡아먹힐것 같아 잡아서 집으로 데려갈까 하다가 혹시 어미가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고, 죽고 사는것은 자연의 섭리이니 거스르지 말자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두고 가기로 했다.

다만 어린 새가 뛰어다니는 곳이 4 차선 길가라 자칫하여 도로에 뛰어들면 차에 치일 가능성이 있어 그냥 손으로 잡아서 바로 옆집의 가든위로 올려주니 깡총깡총 뛰어서 나무뒤로 숨는다.

그뒤 곧바로 저놈을 집으로 데려가 날때까지만이라도 키울걸 하고 후회도 했지만, 무작정 남의 정원으로 다시 뛰어들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단념했다. 그집의 주인이 일찍 발견해 잘 보살펴 주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오늘 오후에는 바로 우리집에서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는 새끼새가 아니라 우리가 Black Bird라고 부르는 제법 큰 새였다. 처음에는 새끼인지 의심했으나 자세히 보니 새끼는 아닌것 같고 다리와 날개에 부상을 입었는지 잘 뛰지도 못하고 잘 날지도 못하는 새였다.

우리집에는 뒤집과 길 건너 집에 있는 고양이 두마리가 자주 드나들어 그냥두면 필시 잡아먹히거나 아니면 여기 계절이 초여름이나 오늘은 변덕스럽게도 무척이나 날씨가 쌀쌀하여 밤에 탈진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잡아서 큰 박스에 넣어두고 빵과 쌀 그리고 물을 넣어 주었다.

처음에는 박스의 높이가 낮았는지 탈출을 하길래 그래 가라하고 그냥 두었더니만 움직이는 모습이 아무래도 불안해서 다시 잡아 가운데 빈방에 넣은후 불을 꺼 버버린뒤 나중에 살그머니 가보니 머리를 깃털에 묻고 잠을 자고 있다.

아마 오늘 같이 추운날씨에 잘 먹지도 못하고 날지도 못하면서 무척이나 고생을 했는가 보다. 처음에는 손을 대면 부리로 쪼으려 하더니만 나중에는 만져도 가만히 있다. 탈진한 건지 안심한 건지 모르겠다.

1시간여를 방에 두었다가, 게라지로 옮겨 못쓰는 보자기를 깔아주고 그위에 새를 올려준다음 불을 꺼버렸다. 푹 자고 일어나도록.....

그런데 그뒤 조금 시간이 경과 했었나?.... 큰 아이가 갑자기 바깥 동백나무에 Black Bird 한마리가 앉아서 좌우를 살핀다고 하면서 밖으로 뛰어나가 나무잎사이를 흔들며 찾아본다.
내가 보니 새는 없다...아이는 다시들어오고..... 아니 그런데 갑자기 Black Bird 한마리가 아이가 말한 그 동백나무의 바로 옆 펜스로 날아와 앉더니만 한동안 이리저리 살펴보는게 아닌가?

모든 새들이 어디론가 잠을 자러 가버려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데 저 새는 왜 홀로 저기에 왔을까?
혹시 우리가 잡아둔 새의 어미?, 아니면 짝잃은 신랑 혹은 신부인가?
검은색에 윤택이 나는 잘생긴 모습으로 보아서는 아마도 서방님...
보살피고 있는 새가  처음 보았을때 잘 뛰지도 날지도 못하면서 벌레 한마리를 먹고있었는데 그 먹이는 혹시 아까 그 Black Bird가 가져다 준 것이 아닐까?.. 다시 앞집 넘어 어디론가 홀로 날아가는 새를 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차고가 밤에 너무 춥지 않을까요?" 
"이넘들아 평소 밖에서 자는 새인데.. 춥기는 뭐가 추워"

어제 오늘 날지 못하는 새를 두마리 보았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든다.
혹시 이땅의 이민 1세대들이 그 두마리처럼 잘 날지 못하는 새가 아닌가 ?

상호명 : 레몬테라스 / 대표자 : 강호성, 소재지 : 27 Hiighsted road, Christchurch New Zea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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