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너1번 배너2번 배너3번

뉴질랜드 이야기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

마스터즈 2018.04.01 05:01 조회 수 : 77

 

늘 저녁 오피스에서 나와 Elmwood 테니스 클럽으로 차를타고 가고 있었다. 6시에 필규테니스가 끝이날 예정이었으니 아마 5시 55분쯤 되었는가 보다.

Papanui Road와 Innes/Heaton Road가 만나는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에서 였다. 내앞에 있던 차량들이 모두 우회전을 하고나자 곧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고 나는 자연스럽게 우회전 차선의 맨 앞자리에 서 있었다.
우회전 신호가 없고 비보호 우회전을 하는 곳이라 평소에는 별문제가 없으나 퇴근시간이 되면 시내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나오는 차량이 많기 때문에 늘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다.

신호가 바뀌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데.. 어!... Innes Rd에서 Heaton Rd쪽으로 자동차가 한대 넘어가는데 자동차가 달려가는게 아니고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서 힘들게 차를 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신호등을 넘어가는 것이었다.
아휴.. 신호등 직전에서 자동차가 고장이 나면서 시동이 꺼져버린 모양이구나 하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내 좌측에는 직진하는 차량이 한대 신호를 받기위해 멈추어 섰는데, 멈추자 말자 갑자기 그 자동차의 남자 운전자가 총알처럼 차에서 튀어나와서 좌우를 살피면서 앞으로 뛰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가 밖으로 급히 나오더니만 자리를 바꾸어 운전석에 앉았다.

그제서야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리고 보니 뛰어나간 운전자는 당시 신호등 사거리의 가운데 정도를 힘겹게 조금씩 밀고 가고있는 자동차로 달려가 힘을 합쳐서 밀고 있는 것이었다.
5-6초나 될까 말까한 극히 짧은 시간에 워낙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사거리에 멈추어선 모든 자동차들이 일시에 숨을 죽이고 그 사람들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어찌 저렇게 순간적으로 뛰어나가 도울 생각을 했을까?. 아마 숨을 죽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이 홀로 운전을 하는 경우라 도울수 없었지, 아니라면 서로 뛰어나와서 도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뉴질랜드라는 나라의 진면목인가?

또 하나 감동적인 것은
조금씩 신호등 사거리를 넘어가는 고장난 자동차 옆으로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동차나, 아니면 밀려가고 있는 고장난 자동차뒤를 따라붙으며 위협하는 차가 단 한대도 없었다는 것. 
파란불 직진신호였으니 뒤에 있는 차들은 앞에 있는 넘 도대체 안가고 뭐하느냐고 빵빵 댈만 한데, 경적소리도 하나 없었고
파란불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멈추어서서 기다리다가 밀려가던 자동차가 신호등을 넘어서서 좌측 갓길로 붙자 그제서야 달려나가는 것 이었다.

조금 있으니 내 직진신호가 오길래 아까 운전자가 바뀐 내옆의 차를 보고있자니 그 차는 신호를 넘어가자말자 좌측으로 붙으면서 차를 세운다. 아마 아까 그 청년을 기다리리라.  

그리고 나는 신호가 끊길 즈음 비보호 우회전을 해서 필규 테니스클럽이 있는 Heaton Intermediate School 쪽으로 나가면서 아까 밀고 간 자동차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니..아.. 자동차 주차표시가 있는 곳까지 거의 50-60m나 밀고가서 막 차를 멈추고 운전자가 뒤에서 밀어준 그 청년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가다가 말고 자동차를 세우고 백미러로 잠깐 그 젊은 청년을 다시 한번 보았다. 아마 20대 후반쯤..
그 순간은 그 청년만 아름답게 보이는게 아니었다. 아까 급히 운전대를 바꾸어 잡은 젊은 여자도.. 아니 그들 뿐 만이 아니라 온 세상이 모두 아름다워 보였다.

입에 발린 친절과 계산된 봉사가 아니라, 무의식중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곤경에 빠진 이웃을 향한 지극한 관심과 배려... 뉴질랜드에 살아오면서 최고로 아름답고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보았다.

나는 이제 뉴질랜드를 사랑한다.
 

상호명 : 레몬테라스 / 대표자 : 강호성, 소재지 : 27 Hiighsted road, Christchurch New Zealand

Copyright ⓒ 2010 Lemonterrace, All rights reserved